이번 주에 교회 앞에 있는 나무들의 가지를 쳐주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손을 보지 않아서 잔가지들이 많아 자랐습니다. 다 끝내고 나니 나뭇가지들이 며칠이 지나도 사뭇 보기에 좋았습니다.
그때 잠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더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 가지치기를 하고, 더 아름다운 나무를 만들기 위해서 가지를 치곤 하는 것이 과연 나무에게도 좋은 일일까? 물론 그런 행동들이 인간들을 위한 행동일 수 있습니다. 나무는 자신의 한 부분을 잘라내는 고통의 순간입니다. 자신의 모습을 아름답게 가꾸고 또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 가지를 쳐내는 작업은 나무에게는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순간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수고의 시간이 지나면 아름답게 변해있는, 그리고 좀더 지나면 더 풍성한 열매를 맺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좋은 열매를 맺으라고 하신 말씀에는 어쩌면 이런 수고를 먼저 말씀하고 있지 않을까요?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 자신에게 자란 욕망의 가지, 부끄러움의 가지, 세상의 가지들을 잘라내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도 더 좋은 열매를 맺는 좋은 나무가 될 것입니다.
우리 안에 삐죽 삐져나온 가지들을 쳐내고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주님께 드려지는 우리가 되기를 그려봅니다.